📖 10장. 다시, 연둣빛
5월이 끝나고 여름이 다가오면, 나는 다시 연둣빛을 떠올린다. 연둣빛은 계절의 시작점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색이다. 그리고 어쩌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색이기도 하다.
연둣빛은 완전히 피어나지 않은 생명의 색이다. 아직 덜 자란, 그래서 더욱 여린. 그 여림 속에 나는 나의 마음을 비추곤 한다.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도 다시 연둣빛처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며.
🌿 다시 살아갈 용기
삶은 때로 우리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사랑은 무엇인가, 죽음은 끝인가,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그 질문들에 완벽한 대답은 없다. 하지만 나는 알게 되었다.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담담히 이별하고, 나의 삶을 스스로 정직하게 바라보는 것. 그것이 연둣빛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다시 살아갈 용기, 다시 시작할 믿음, 다시 피어날 희망. 나는 그 모든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쓴다.
🕊️ 나의 인생, 어머니의 계절
돌아보면, 어머니의 인생은 봄이었다. 따뜻했고, 바빴고, 그리고 마지막엔 조용히 꽃잎처럼 지셨다.
그 봄을 보내고 나는 여름을 맞는다. 그러나 그 여름 속에도 여전히 연둣빛은 남아 있다. 어머니의 손길, 그 미소, 그 침묵 속의 기도는 내 삶에 늘 초록빛 여백처럼 머물고 있다.
어머니는 떠났지만, 나의 삶은 아직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삶 안에서 다시 연둣빛을 피워낸다.
☀️ 다시 걸어가는 길 위에서
어느덧 나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글로 적어내며 한 계절을 통과해왔다.
아직도 완전히 피어날 수 없는 날이 있고, 때로는 지는 것이 더 아름다운 날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삶은 피고 지는 것의 반복이고, 그 가운데 우리는 계속 걸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오늘도 걷는다. 다시 연둣빛을 향해.
📚 《피는 것도 지는 것도 느린 계절》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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