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연둣빛 그늘 아래서 나는 삶을 묻는다5월의 햇살은 어딘가 모르게 천천히 내려앉는다.피는 것도, 지는 것도 느리게 반복되는 이 계절은나로 하여금 _'삶과 죽음 사이의 그 느린 틈'_을 응시하게 만든다.용인의 어느 공원. 연둣빛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있으면내가 살아 있다는 것과, 언젠가 반드시 사라질 존재라는 사실이한 장면처럼 겹쳐 보인다.내가 여행을 좋아하게 된 것도, 어쩌면 이 경계에 서 있고 싶었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한 도시의 처음과 끝을 걷다 보면,삶의 처음과 끝도 언뜻 느껴지는 날이 있었다.🕊️ 어머니를 떠나보낸 계절의 기억어머니는 갑작스럽게, 혈액암 말기 진단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곁을 떠나셨다.아무런 준비도 할 수 없었다. 마지막 인사조차 충분히 나누지 못한 이별이었다...